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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문화회관, 재정난에 파행 우려

서울 광화문에 자리잡은 세종문화회관 전경. 서울시 산하기관인 세종문화회관은 전속 예술단을 9개 가지고 있지만 오랫동안 콘텐츠 부재로 침체되어 왔다. 반면 인건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구조로 올해 재정난까지 봉착하게 됐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한국을 대표하는 공연장 가운데 하나인 세종문화회관이 재정난에 봉착했다. 지난 9월부터 이승엽 사장이 월급의 50%를 반납하고 있으며, 직원들의 업무추진비와 각종 수당도 50% 삭감되거나 없어졌다. 세종문화회관 역사상 초유의 사태에 대해 일각에선 ‘파산 위기’를 언급할 정도다.

이승엽 사장은 지난 28일 국민일보와 만나 “세종문화회관이 재정적으로 어려운 것은 맞다. 우선 올해 적자폭을 줄이기 위해 남은 기간 사업의 수입목표 달성 및 지출 절감운영에 나선 상태”라고 밝혔다.

서울시 출연금 60%와 세종문화회관 자체 수입 40%(티켓·대관·임대 수익 등)로 이뤄진 세종문화회관의 연간 예산은 지난 몇 년간 350억원부터 420억원 사이를 오르내렸다. 사측이 지난 8월 직원들에게 발표한 ‘2016년 재정건전성 확보 대책’에 따르면 연말까지 공연에 따른 적자 13억9400만원을 포함해 모두 47억7400만원의 적자가 예상됨에 따라 지출을 줄이는 방안을 담고 있다.

그러나 세종문화회관의 ‘허리띠 졸라매기’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다.

세종문화회관 노조도 노보를 통해 “재정 문제가 올해로 끝나지 않고, 앞으로 매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잉여금으로 부족한 예산을 보전해 왔는데, 올해는 이마저 고갈돼 회관의 앞날이 총체적으로 어려워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세종문화회관이 재정 안정성을 위해 보전했던 잉여금은 2000년대 30억원까지 육박했지만 지난 몇 년 사이 빠르게 줄어 현재 15억원 수준이다. 그리고 올해 적자를 보전하고 나면 5억∼7억원 정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특별한 대책이 없는 한 내년엔 아예 없어질 위험까지 있다.

세종문화회관의 이런 재정난은 여러 이유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전속 예술단을 9개나 가진 공공 예술기관이라는 구조적 문제가 가장 크다. 공연예술의 경우 기술이 발전해도 복제가 불가능해 비용을 절약할 수 없는 반면 인건비는 꾸준히 상승하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재정적 위기에 나아가게 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실제로 전세계가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해외 공연장 가운데 재정난을 겪거나 파산한 곳이 적지 않다.

세종문화회관도 일반 직원과 예술단 상근단원을 합한 400여명의 인건비가 전체 경상비 가운데 이미 70%를 넘어섰다. 지난 5월 경비, 청소원 등 비정규직 100여명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한 것은 인건비의 부담을 더욱 크게 만들었다.

여기에 예술단이 공연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입이 그리 많지 않은데다 무료 공익적 사업을 자주 해야 하는 것도 적자폭을 늘리고 있다.

지난 2005년 서울시와 세종문화회관 사측은 서울시향 재단법인화와 함께 산하 예술단 해체를 검토한 바 있다. 상근단원제 폐지를 골자로 하는 이 계획은 노조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혔고 예술단의 공연이 취소되는 파업 사태에까지 치달았다. 이후 세종문화회관은 공연 자체 제작을 줄여 경비를 아끼는 ‘네거티브(부정적)’한 방식으로 효율성을 추구했다.

지난해 취임한 이승엽 사장은 전임 사장들과 달리 산하 예술단의 공연 수를 늘리고 질을 높이는 ‘포지티브(긍정적)’한 방식을 취했다. 그러나 재정난에 먼저 봉착하게 됐다.

이 사장은 “공연장에서 공연을 하지 않으면 적자 폭은 오히려 준다. 하지만 예술단이 살아나야 세종문화회관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믿음에는 변화가 없다”면서 “서울시에 세종문화회관의 상황에 대해 설명했고 우선 내년 예산의 증액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장지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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