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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가 정갑균의 첫번째 '카르멘', 어떤 색깔일까

강렬한 카르멘, 그 매력은 순수와 퇴폐의 충돌

오페라 ‘카르멘’ 연출가 정갑균

겨울로 접어드는 길목, 고혹적인 팜므파탈 오페라 ‘카르멘’이 온다. 지난해 ‘라 트라비아타’로 오페라 제작 극장의 존재감을 알렸던 성남아트센터가 올해 파이낸셜뉴스와 손잡고 선보이는 두번째 작품이다. 이번 작품의 연출을 맡은 정갑균은 최근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에서 "이 작품의 매력은 서로 다른 것들의 충돌에 있다. 충돌하며 일어나는 그 에너지와 불꽃, 그것이 오페라의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했다.

그가 이 작품에서 가장 주의깊게 들여다본 것은 ‘충돌’이다. 현시대를 살아가는 인류의 보편성을 잣대로 본다면 기독교적 삶과 이교도적 삶의 충돌을 시작으로 올바름과 부도덕, 깨끗함과 더러움, 순수함과 퇴폐가 격돌한다. 카르멘, 돈 호세, 미카엘라, 에스카미요가 저마다의 축을 부여잡고 서로 각자 추구하는 정반대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부딪힌다. 어느 쪽이 승리하는가는 큰 의미가 없다. 충돌은 이미 ‘카르멘’의 강렬한 매력으로 산화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37세로 요절한 프랑스 천재 작곡가 비제의 명작 ‘카르멘’은 사랑과 배신의 강렬한 구성과 친근한 음악으로 대중들에게도 익숙하다. 메리메의 소설 ‘카르멘’을 원작으로 극단적 보수주의 성향을 지닌 스페인 북부 바스크 출신 군인 돈 호세와 집시 여인 카르멘의 사랑을 주제로 다루고 있다. 보수, 기독교, 안정을 상징하는 호세와 자유분방함과 열정의 이교도 카르멘의 사랑은 그 시작부터 어긋나 있었다.

1875년 3월 파리 오페라 코미크극장에서 초연된 오페라 ‘카르멘’은 당시 사회의 통념과 극장 측의 반대로 여러 번 작품을 수정하며 우여곡절 끝에 무대에 올려졌다. 탈영, 밀수, 치정살인 등 당시로는 파격적인 소재에 관객들의 반응은 냉담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당시 음악가들의 찬사에 힘입은 작품은 시간이 지날수록 청중을 사로잡았고 연일 대만원을 이루며 대중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카르멘 역에 캐스팅된 메조소프라노 엘레나 막시모바(오른쪽).

오페라와 한국 전통 창극까지 연출작만 200편에 달할 정도로 수많은 작품을 연출한 정 연출가지만 특이하게도 ‘카르멘’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적인 감수성, 관록과 정통으로 승부하는 그답게 이번 공연에서도 색다른 시도가 눈에 띈다. 개성 강한 주인공들간 ‘충돌’을 부각시키면서 다소 유약한 돈 호세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살아났다. "돈 호세의 관점에서 집필된 메리메의 원작에서 카르멘은 오히려 돈 호세의 삶에 속한 부속물 중 하나에 불과했다. 오페라는 반대로 카르멘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으니 돈 호세 캐릭터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저는 원작에 의도된 돈 호세의 입지를 오페라에 반영해봤다"고 말했다.

군중 장면이 많은 것도 다른 작품과 대조되는 부분이다. 1막 처음부터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안의 카르멘과 밖의 군중들, 신랑신부의 행렬을 보여주며 카르멘이 일반 대중적 삶과는 다른 길을 걷는다는 것을 암시한다.

정 연출가는 ‘카르멘’에 대해 "’적당한 타협이 존재하지 않고 사랑마저도 그렇게 전개된다’는 철학자 니체의 말처럼, 충돌과 대립이 거듭된다. 화해와 평화, 정착이 없다. 사랑의 본질을 이루는 비극적 정서가 강렬하게 표현된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모든 비극은 작은 흔들림에서부터 시작된다. 가혹하며 냉소적이고, 운명적이고 순진무구하면서도 잔인하다. 사랑은 싸움의 수단이 되며, 번민과 질투을 잉태하고 격렬하게 부딪쳐서 용서와 화합, 화해와 정착을 거부하고 기꺼이 죽음을 선택한다"고도 했다. 그는 "과거에 씌여진 작품들을 연출하면서 무대 위의 시각화의 방향성을 어디에 둘 것인가 하는 고민에 빠지게 된다. 이 작품은 오랫만에 사실주의와 표현주의에 집중했다"며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들 중에서 모순된 것들에 의해 생겨나는 아픔, 그 비극의 카타르시스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여주인공 카르멘 역에는 ‘카르멘 스페셜리스트’로 불리는 세계적인 메조소프라노 엘레나 막시모바와 양계화가 더블 캐스팅됐으며, 돈 호세 역은 유럽 전역에서 오페라 가수로 활동 중인 테너 한윤석과 허영훈이 맡았다. 또 미카엘라 역은 소프라노 윤정난과 이지혜가, 에스카미요 역은 2015 차이콥스키 콩쿠르 우승에 빛나는 바리톤 아리운바타르 간바타르와 오승용이 맡았다. 공연은 오는 17~20일 경기 분당 성남아트센터 오페라극장.

[email protected]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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