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논단] 파운드 약세, 영국에 도움 안돼

안병억 대구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

한 나라의 통화 가치는 그 경제의 기초체력을 반영한다. 무역적자 규모가 크고 경제성장률이 낮으면 돈의 가치가 기축통화에 비해 떨어진다. 지난 6월 말 영국인들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결정한 후 파운드 가치는 크게 하락했다. 파운드는 달러와 유로에 비해 지난달 말을 기준으로 각각 20%, 12% 가치가 떨어졌다. 그런데 파운드의 이런 평가절하는 영국의 고질적 무역적자 개선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무역구조 때문이다.

영국은 지난 6월 말을 기준으로 무역수지 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약 7%를 차지했다. 제조업 등 상품 수출은 상당한 적자이지만 경제의 3분의 2 정도를 차지하는 서비스산업은 소폭 흑자였다.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영국의 적자를 메워주었다. 영국은 EU 28개국(영국 포함) FDI의 절반가량을 유치했다. 다국적 기업들은 영국 시장만이 아니라 EU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로 영국에 투자했다. 그런데 영국이 EU를 탈퇴하게 되면 이런 교두보 기능이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올 상반기 영국은 세계 5위의 FDI 유치국에서 7위로 밀려났다.

영국은 주로 항공우주와 같은 고부가가치 제조업에서 일부 경쟁력이 있다. 그런데 이런 제품은 가격에 민감한 게 아니라 구매력에 달려 있다. 세계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고부가 제품의 구매력이 파운드가 약세라고 오를 리가 없다. 반면 가치가 떨어진 파운드화 때문에 수입물가는 크게 올랐다. 지난 9월 영국의 물가상승률은 1%를 기록, 전달에 비해 0.4%포인트 상승했다. 파운드 약세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은 이제 시작됐을 뿐이다.

브렉시트 지지자들은 하지만 국민투표 후 영국 경제가 그리 악화되지 않았다며 브렉시트 후에도 경제는 번창할 것이라고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 그러나 경제지표는 그렇지 않다.

영국 통계청은 10월 27일 3·4분기 잠정 경제성장률이 0.5%라고 발표했다. 원래는 0.3% 정도로 예상됐다. 국민투표 직후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의 추가 금리인하와 총리의 조기 취임이 경제에 일부 도움이 됐다. 그러나 3·4분기 성장을 분석해보면 사정은 다르다. 3·4분기에 영국 제조업은 -1%를 기록해 2012년 이후 최저치였다. 특히 경기에 민감한 건설업은 -1.4%였고, 서비스업만 0.8% 증가했다. 브렉시트 협상이 본격 시작되는 내년 3월 말쯤이면 불안심리가 시장에 반영돼 영국 경제는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도 영국 경제성장률을 1.1%로 전망했는데 이는 브렉시트 투표 결정 전보다 1%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영란은행의 기준금리는 0.25%이고, 6년째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을 시행해 왔기에 통화정책의 여력이 거의 한계에 달했다. 영국이 최근 히스로공항 제3 활주로 건설을 승인하고 대규모 인프라 투자 확대를 발표한 것도 경기악화 대비책이다.

영국의 브렉시트 결정은 정치가 경제에 막강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확연하게 보여준다. 우리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하는 이유다.

▶ 세상의 모든 골 때리는 이야기 ‘fn파스’
▶ 속보이는 연예뉴스 fn스타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연합시론> 최순실 수사 본격화, 대통령 관여 여부도 규명돼야

(서울=연합뉴스) 국정농단 의혹으로 나라를 뒤흔들고 있는 최순실 씨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했다. 검찰은 31일 오후, 체류지인 독일에서 전날 돌연 귀국한 최 씨를 소환했다. 검찰은 최 씨를 상대로 미르ㆍK스포츠재단 기금 조성 개입과 사유화 여부, 대통령 연설문 등 국가기밀 문건의 사전 열람, 문체부를 포함한 문화계 인사 및 이권 개입 의혹 등을 집중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최 씨를 둘러싼 의혹은 그동안의 언론 보도를 통해 무수하게 제기됐다. 여기에 직간접으로 연루됐다는 의심을 받는 최 씨 주변 인물과 공직자, 재계ㆍ문화계ㆍ학계 인사 등을 합하면 수사 대상은 방대하다. 최 씨 관련 의혹이 날마다 불거지면서 국정이 혼란에 빠졌고, 민심의 분노는 겉잡을 수 없이 증폭됐다. 검찰은 지금까지 터져 나온 모든 의혹을 낱낱이 밝혀야 할 책임을 떠안았다.

최순실 사태의 전모를 제대로 규명하기 위해서는 최 씨 본인과 주변 인물은 물론 그동안 이번 사건과 직간접으로 연루됐다는 의혹에 휩싸인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 대통령의 측근 3인방인 정호성ㆍ이재만ㆍ안봉근 전 비서관 등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필수적이다. 안 전 수석은 미르ㆍK스포츠재단의 774억 원 기금 모금 관여설이 쌓이고 있다. 정 전 비서관 등은 대통령 연설 문건 등이 최 씨에게 유출된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이 이들을 상대로 수사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국정농단의 실체 규명은 벽에 부닥치게 될 것이다. 검찰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투입하길 바란다.

결국 이들 의혹의 최종 종착지는 박근혜 대통령과 맞닿아 있다. 야권은 물론 여권에서도 박 대통령의 지시나 묵인, 비호가 없었다면 최 씨의 국정농단이 애초부터 불가능하지 않았겠느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이 때문에 검찰의 수사가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박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견해가 확산하고 있다. 검찰은 헌법상 대통령이 형사소추의 대상이 아니어서 임기 중엔 수사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대통령을 건너뛴 채 수사를 종료할 경우 국민이 납득하겠느냐는 점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박 대통령이 국민적 의혹 해소 차원에서 자청해서 조사를 받겠다고 밝히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최 씨에 대한 수사를 미적대던 검찰은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최순실 특별수사본부’를 꾸리고 인력을 100명 선까지 증원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로 전환했다. 과거 대검 중앙수사부 인력에 필적하는 규모다. 정치권이 특별검사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어 검찰 수사는 한시적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여야의 입장차로 특별검사제가 언제 도입될지 모르는 만큼 빈틈없는 수사로 의혹 규명의 ‘징검다리’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 검찰은 올해 들어 이어진 내부 추문과 무딘 수사 등으로 신뢰가 크게 실추됐다. 좌고우면하지 않고 진실만을 향한 엄정한 수사로 ‘최순실 게이트’를 투명하게 파헤쳐 명예회복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정준호 전 안국약품 사장, 크리스탈생명과학 신임 대표로 내정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크리스탈생명과학(옛 비티오생명제약)은 31일 정준호(61·사진) 전 안국약품(001540) 대표를 내정했다.

정 대표는 국민대 법대를 졸업하고 지난 1979년 유한양행(000100)에 입사하면서 제약업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2008년까지 LG생명과학(068870)에서 영업과 마케팅을 담당한 뒤 2009년 안국약품(001540)으로 자리를 옮겼다.

안국약품에서 마케팅 총괄 임원을 거쳐 영업·마케팅 총괄본부장, 부사장을 거쳐 올해 1월 사장으로 승진했다. 안국약품 재직 당시 세계 최초 테오브로민 성분의 기침억제제 ‘애니코프’의 성공적인 발매를 이끌기도 했다.

크리스탈생명과학은 2000년 설립한 크리스탈(083790)지노믹스의 자회사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지난해 말 비티오생명제약을 인수한 뒤 사명을 크리스탈생명과학으로 교체했다. 이 회사는 국내 바이오벤처 기업 신약 1호인 골관절염 치료제 ‘아셀렉스’를 생산하고 있다.

박철근 ([email protected])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오늘의 논평] 미덥지 않는 검찰의 최순실 수사

[CBS노컷뉴스 김승동 논설위원장]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60, 개명 후 최서원) 씨가 31일 오후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가 해외도피 57일 만에 어제 갑자기 극비 귀국한 뒤 31일 검찰에 출석했다.

검찰에 소환돼 오늘 오후 3시 서울지방검찰청 포토라인에 선 최순실씨는 취재진과 시민단체 등으로 뒤썩인 아수라장속에서 인파에 떠밀려 조사실로 들어가면서 흐느끼는 목소리로 “죄송합니다” “죽을 죄를 지었다””국민여러분 용서해주십시오”라며 사죄의 뜻을 밝혔다.

검찰은 ‘비선 실세’ 최순실 씨를 공항에서 즉각 소환하지 않고 하루 말미를 줌으로써 말을 맞추는데 필요한 시간을 줬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 그동안 꼭꼭 숨어있던 이번 사태의 핵심 인물들이 먼저 속속 귀국해 검찰 조사를 받은 뒤에야 최씨가 뒤늦게 나타난데 대해 많은 국민은 이상하게 보고 있다.

이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지 석 달 만에, 검찰에 고발된 지 한 달이 지나도록 모두 숨어있던 의혹 당사자들이 갑자기 일사불란하게 검찰 수사를 받겠다고 나섬으로 무언가 모종의 시나리오에 따라 진행되고 있지 않는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어쨌든 간에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 최순실이 검찰의 칼날 앞에 서게 됐고 이제 남은 것은 검찰 수사다.

최씨는 적어도 내일까지는 조사를 받은 뒤 구속 영장이 청구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뒤늦게 ‘최순실 특별수사본부’에 서울중앙지검 3차장 산하 첨단범죄 수사1부를 추가 투입하는 등 지난 2013년 문을 닫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수사 인력 수준에 필적하는 규모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 수사가 처음부터 스스로 한계를 설정해 ‘영 미덥지가 않다’는 국민적 비난을 사고 있다. 과연 지금의 검찰에 이번 수사를 맡겨도 되는지 깊은 의문을 사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당초 수사 대상을 미르와 K스포츠 재단의 불법 자금 조성과 횡령 의혹, 대통령 연설문과 청와대 문건 유출 의혹으로 한정하고 출발했다.

검찰이 K스포츠재단을 압수수색했지만 이미 컴퓨터가 다 바뀐 ‘뒷북수사’였다.

최순실씨 개인 소유의 더블루K에서도 대부분의 증거가 파기됐다.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도 ‘대포폰’을 동원하면서까지 집요하게 자신의 개입 사실을 아는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을 접촉하려 한바 있어 검찰출석을 앞둔 정 총장과 말을 맞춰 수사를 왜곡하려 했던 것으로 짐작된다.

이번 사건 관계자들의 조직적인 증거인멸과 은폐·왜곡 시도가 이렇게 벌어지는 데도 검찰이 수사를 미적대면서 시간과 여유를 준 셈이 됐다.

또 검찰은 청와대 관련자들의 거주지와 사무실은 압수수색 대상에서 빼놓았다가 뒤늦게 압수수색에 나섰고 그나마 청와대 쪽이 ‘알아서’ 내주는 허접한 자료만 받아왔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스스로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건에 본인이 연루돼 있음을 ‘자백’하고 ‘사과’를 한 터인데도, 검찰은 헌법상 현직 대통령의 불소추 조항을 내세워 아예 수사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검찰의 어려움을 모르는 바가 아니나 이는 지극히 잘못된 판단이다.

이번 사건의 본질은 박대통령이 자신에게 부여된 책임을 내팽개친 채 ‘비선 실세’의 국정행위 관여를 허용해 헌정 질서를 교란한 데 있기 때문에 이 문제까지 규명의 대상이 돼야 한다.

현직 대통령의 재임 중 소추가 제한된다지만 그렇다고 해서 수사까지 못 한다고 스스로 제한해서 해석할 일은 아니다.

개인 비리를 넘어 국정을 뒤흔든 최순실 게이트 수사에 성역이 있을 수 없다.

이번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선 박대통령도 스스로 수사받기를 자처해야 할 것이다.

이게 나라냐?는 국민적 자괴감과 분노, 서글픔에 박대통령이 명확한 답을 해야 한다.

이제 1막이 끝났으나 검찰의 수사 결과와 박대통령의 처신에 따라 2막이 시작되고 3막이 전개될 것이기 때문이다.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www.nocut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만

[한겨레21] [만리재에서]

이제 그만. 밤을 견디는 나무처럼 입 다물었던 사람들이 말한다. 도저히 안 되겠으니 이제 그만.

“따라서 나는 내일 정오에 대통령직을 그만둔다.” 1974년 8월8일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이 말했다. 한국에서도 가능할까. 오방낭의 조화처럼 다섯 가지 신묘한 노력이 필요하다.

미국 민주당 대선본부에 도청장치가 설치됐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신속·철저하게 수사했다. 닉슨 대통령 치하였지만 상관하지 않았다. 넉 달 만에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닉슨의 재선을 위해 벌어진 대규모 스파이 작전이었다.” 한국의 검찰과 경찰은 대통령 눈치 안 보고 수사할 수 있는가.

최초 재판을 맡은 판사는 닉슨의 재선 성공 직후, 용의자들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빠져나갈 구멍을 기대하지 말고 배후를 실토하라는 엄벌이었다. ‘살아 있는 권력’을 두려워않는 법률가는 백악관에도 있었다. 법무부 장관과 차관은 닉슨의 특별검사 해임 요구를 거부하고 사임했다. 율사 출신으로 대통령을 보좌하는 우병우와 황교안, 그리고 이 나라 판사들도 정의와 양심에 따라 판단할 수 있는가.

미국 상원은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청문회를 열었다. 이 자리를 통해 대통령이 수사를 방해했다는 결정적 증거가 드러났다. 공화당 의원들조차 탄핵을 찬성했다. 탄핵 사유는 사법 방해, 권력 남용, 의회 모욕이었다. 수사를 방해하고 권력을 남용하며 의회를 모욕하고도 빳빳이 고개 쳐든 대통령이 있다면, 한국의 국회의원들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워싱턴포스트>는 사건 발생 직후부터 취재를 시작했고, 대다수 미국 언론이 뒤따랐다. 관련 보도는 2년여간 계속됐다. 주요 방송사는 5개월 동안 이어진 청문회를 전국에 생중계했다. 한국 언론은 지면과 전파를 아낌없이 할애할 수 있는가. 끓다가 식어버리는 냄비의 운명을 거부할 수 있는가.

그리하여 닉슨은 물러났으나, 결심을 아무나 하는 것은 아니다. “대통령으로서 나는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해야 한다. 몇 달 동안 백악관과 의회의 시간·노력은 나를 변호하는데 소모됐다. 우리의 힘은 세계적 평화와 내부의 번영을 위한 문제에 집중돼야 한다. 따라서 나는 내일 정오에 대통령직을 그만둔다.” 정치의 에너지는 나라의 이익을 지키는 데 쓰여야 한다. 대통령이 그 걸림돌이라면 물러나야 한다. 대통령은 오직 국익에 헌신해야 한다. 그 원칙을 수용하는 최소한의 염치가 한국의 대통령에게 있는가.

40년 전 미국의 백악관, 검경, 법원, 의회, 언론 등에 산재했던 정의와 양심이 오늘의 한국에는 희귀하다. <한겨레>와 <한겨레21>이 미국 언론 못지않은 결기로 추적보도하겠지만, 그것만으로는 역부족이다. 희망은 있는가.

한국의 시민들은 계엄령과 발포와 수많은 이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거리로 나섰다. 결국 이승만 대통령은 1960년 4월26일 하야했다. 한국에는 민주·공화주의 시스템이 없었으나 시민 저항이 그 역할을 대신했다. 닉슨은 양심적 엘리트에 의해 축출됐고, 이승만은 정의를 바라는 필부들에게 밀려났다. 그제야 진정한 민주주의가 싹을 틔웠다.

싹이 자라 나무가 되어 숲을 이룰 것으로 기대했으나 이제 모두 불탔다. 그러니 이제 그만, 잿더미의 국가 아래서 숨이 막히니, 제발 그만, 불통과 회피와 협박과 그 뒤에 쪼그려앉아 방울 흔드는 무속의 도발은 제발 그만, 이라고 누군가 외쳐야 한다. 들리는가. 외치는 이, 당신인가.

안수찬 편집장 [email protected]

#한겨레21_최순실_박근혜_특별판_구매하기

<한겨레21> 1135호는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 특별판로 만들었습니다. 문제의 씨앗이 된 ‘최태민’부터 최순실, 정윤회, 정유라까지 이번 사태의 모든 의혹을 정리해봤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주변 정치인들과 시민들의 목소리도 담았습니다.

구매하러 가기▶ https://goo.gl/d8l6Qq

공식 SNS [통하니] [트위터] [미투데이] | 구독신청 [한겨레신문] [한겨레21]

Copyrights ⓒ 한겨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BA 칼럼]2차원에서 3차원으로, 메이커스의 시대

문경일 서울산업진흥원 신직업리서치센터장
문경일 서울산업진흥원 신직업리서치센터장

구텐베르크, 벤자민 프랭클린 그리고 휴렛-패커드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하나의 원본에서 수많은 복사본을 만드는 일, 즉 인쇄를 통하여 돈을 벌었다는 것이다. (구텐베르크는 나중에 동업자인 요한 푸스트에게 소송으로 인쇄소를 빼앗기게 되긴 하지만)

인쇄를 문명사적으로 보면 지식을 확산하고(르네상스의 원동력은 그리스고전의 인쇄였다), 혁명을 일으키며(루터의 96개조 반박문은 인쇄를 통해 불과 2주 만에 독일전역으로 퍼졌다) 그리고 근대 미디어의 탄생(수많은 신문, 잡지를 보라)을 가져왔다. 이게 전부인가. 그렇지 않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그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일자리가 생겨났으며 새로운 직업들이 나타났다.

앞으로도 인쇄로 돈을 벌 수 있을까? 충무로 등에 있는 수 없이 많은 인쇄소에서도 여전히 활발한 경제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최근에는 2차원의 종이에 하는 인쇄를 넘어서 3차원의 인쇄가 화두가 되고 있다. 바로 3D 프린터이다. 3D 프린팅은 디지털화된 파일을 이용하여 한 켜씩 재료들을 출력해서 쌓는 방식으로 무한한 3D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현재는 필라멘트 위주의 출력물이 주종이나, 음식을 만들거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3D프린터로 3D프린터를 만드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발전 중이다.

인쇄라는 기술이 정보전달니즈와 결합되어 거대 미디어산업을 만들고, 디지털과 결합하여 수많은 제품을 만들어 내듯이, 3D 프린터도 CNC, 레이저커터기 등의 기존 장비와 함께 사용되는 새로운 직업군들-총칭해서 메이커스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을 만들어 내고 있다.

메이커스의 한 예를 들면, ‘디지털 카펜터스(digital capenters)’이다. 이는 디지털과 목수의 합성어로서 기존 목수가 하는 일들을 디지털화하여 기계가 대신 제품을 완성하게 된다. 이를 통해 제품기획의 자유도가 높아지며, 쉽게 구할 수 있는 나무를 이용하여 자신만의 목공제품을 만들 수 있으며, 공유되는 무한히 많은 수치화된 모델링파일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디지털화된 파일을 공유하는 방식을 통한 새로운 수익 창출을 중점으로 하는 신직업군도 있다. 바로 ‘팹크리에이터(fab creator)’이다. 이는 3D 콘텐츠를 제작하고 유통함으로써 가치를 창출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모델링 역량과 디지털 제작 역량을 동시에 갖춘 창작자를 키우고 있다.

메이커스 영역에서는 창작자만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있는 메이커스랩(3D프린터 등 장비를 갖춘 디지털공방)의 운영과 관련해서도 새로운 직업이 가능하다. 바로 ‘메이커스랩 코디네이터(makers lab coordinator)’인데, 이는 메이커스랩에서 장비 이용방법을 교육하고, 이에 덧붙여 메이커 실습 키트와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직접 운영함으로써 수익을 만들 수 있는 분야이다.

이렇듯 3D프린터 및 메이커스와 관련된 다양한 영역에서 다양한 역량을 갖춘 사람들이 새로운 신직업군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흡사 인쇄가 처음 상용화된 이후에, 다양한 잉크가 개발되고, 인쇄소가 생기고, 여러 영역으로 퍼지면서 다양한 산업군을 만들어 가는 것과 흡사하게, 3D프린터를 포함한 메이커스 영역에서도 새로운 기술(필라멘트)이 개발되고, 생산되고(메이커스랩), 유통되면서 수많은 직업군들, 그리고 그에 따른 인류문명의 확장이 가능해질 것이다.
▶ 전자신문 공식 페이스북
▶ 전자신문 바로가기 [Copyright ⓒ 전자신문 & 전자신문인터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자수첩] 이름이 무색한 조선산업 경쟁력 강화방안

“이제 보도자료 내용은 그만 읽으시고, 질문과 답변을 받으시죠.”“아니, 조금만 더 설명하겠습니다.”31일 오전 10시35분쯤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기자실, ‘조선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한 도경환 산업부 산업기반실장과 기자들 사이에서 가벼운 실랑이가 있었다. 매번 비슷한 얘기에 알맹이 없이 다음 정권으로 수술을 미루는 대책을 오래 발표할 필요가 있냐는 얘기. 결국 질문과 답변은 예상보다 짧게 끝났다.이날 정부는 대우조선에 대한 추가 자금지원 없이 해양플랜트사업을 점진적으로 축소하고, 14개 자회사와 조선소 사업장 이외의 모든 부동산을 매각한다고 밝혔다.이는 ‘자구적’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대우조선은 수조원대 분식회계로 검찰 조사를 받고있다. 이미 국책은행을 통해 4조2000억원의 혈세가 투입되기도 했다. 일부 사업을 축소하고 부동산을 매각한다고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될리 없다.실제로 미국 컨설팅회사 맥킨지는 정부로부터 10억원을 받고 작성한 보고서를 통해 대우조선에 사실상 ‘사망선고’를 내렸다. 그러나 예정보다 3개월쯤 늦춰진 정부 결정은 달랐다. ‘시장자율’을 중시하겠다는 정부가 ‘왜 컨설팅을 진행했냐’는 지적을 받는게 당연하다.정부는 조만간 대우조선 출자전환(대출금을 주식으로 전환)을 통해 자본 건전성을 높이겠다고도 했다. 경쟁력을 상실한 회사의 건전성이 다소 안정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될까.아울러 정부가 조선산업 전반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발표한 내용도 시장논리와는 동떨어져 있다. 정부는 공공선박 등 250척 선박의 발주를 2020년까지 앞당겨 수요위축에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이를 위한 재원 11조원 중 공공선박 발주를 위해 쓰일 7조5000억원은 명백한 혈세다. 세금으로 억지 수요를 만든다고 해서 공급과잉 산업의 경쟁력이 강화될리 없다.또 정부는 선박건조 일변도인 ‘조선산업(Ship Buliding Industry)’을 선박수리·개조, 플랜트 설계· 엔지니어링 등 고부가 서비스업을 포함한 ‘선박산업(Ship Industry)’으로 탈바꿈시키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미 중국에서 선도하고 있는 분야가 적지 않아 효과는 미지수다.도 실장은 브리핑에서 “(이번 방안이) ‘아주 효율적’으로 진행된다면 정권이 바뀌기 전에 대우조선 등 조선산업이 정상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렇게 생각하는 이는 아무도 없어 보인다. 아니, 본인 스스로도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지 의문이다.[세종=김문관 기자 [email protected]]
[조선비즈 바로가기] [위클리비즈]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chosunbiz.com

[인사]농촌진흥청

[세종=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과장급 승진

△기획조정관실 농업빅데이터팀장 조용빈 △국립농업과학원 농업공학부 농업인안전보건팀장 이경숙

피용익 ([email protected])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인사]기획재정부

[세종=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국장급

△장관비서관(부총리비서실장) 최상대 △정책기획관 이계문 △국제금융협력국장 김윤경 △대외경제국장 진승호

피용익 ([email protected])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기재부, 장관비서관 직위 신설..최상대 국장 임명

– 국제업무 3국 기능 조정

[세종=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기획재정부는 31일 경제부총리의 효율적인 업무 추진을 지원하기 위해 고위공무원 직위인 장관비서관을 신설하고, 최상대(사진) 정책기획관을 임명했다.

최상대 신임 장관비서관은 행시 34회로 기획예산처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미국 국제부흥개발은행(IBRD) 파견에 이어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으로 근무했으며, 기획재정부에서 노동환경예산과장, 복지예산과장, 예산총괄과장 등을 거쳐 지난 2월부터 유일호 부총리의 비서실장을 맡아 왔다.

기재부는 “국장급 장관비서관 운영으로 대내외 소통·협업 등이 보다 더 효율적으로 이루어 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정책기획관 후임으로는 이계문 국장(행시 34회)이 임명됐다.

기재부는 또 대외경제 여건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국제금융정책국·국제금융협력국·대외경제국 등 국제업무 3국의 기능을 조정했다.

국제금융정책국은 환율·외환 정책과 주요 20개국(G20), 국제통화기금(IMF)의 거시정책 협력을 담당하며 글로벌 통화정책 등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업무를 맡는다.

국제금융협력국은 국제금융기구 대응과 녹색기후기금(GCF),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업무 통합 운영을 통해 개발협력과 금융지원 기능을 연계시켰다.

대외경제국은 통상과 지역 간 양자·다자 협력 업무를 묶어 통상정책과 경제협력 기능 간의 시너지를 높일 수 있도록 했다.

국제금융협력국장에는 김윤경 국장(행시 33회),대외경제국장에는 진승호 국장(행시 33회)이 각각 임명됐다.

기재부는 “금번 조직 개편을 통해 국제 3국의 기능들이 해당 국으로 통합, 관련 업무간 연계가 한층 강화되면서 정책 시너지가 제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피용익 ([email protected])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포럼>韓日 군사정보보호協定 절실한 이유

김경민 한양대 교수 국제정치학

이명박 대통령 시절이던 2012년 ‘밀실 추진’ 논란에 무산됐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이 재추진된다고 한다. 한·일 관계가 역사 인식 문제로 매끄럽진 못하지만 국가안보를 위해 일본과의 군사정보 공유 협력은 필요하다. 하루가 멀다 하고 미사일을 쏴대고 5차 핵실험까지 강행한 북한에 대해 한·일 양국 간에는 물론 한·미·일 3국 간의 군사정보 공유가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북한의 동향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인공위성이나 고고도 정찰기에 의한 정보 수집과 통신 감청, 이지스(Aegis)함과 대잠(對潛)초계기와 잠수함, 그리고 탈북자에 의한 인적정보(HUMINT) 등 다양하다. 한·일 간 군사정보 공유 협력에서 일본이 한국에 대해 크게 기대하는 부분은 탈북자들에 의한 대북(對北) 정보가 가장 절실할 것이고, 3척의 이지스함과 대잠초계기 및 정찰위성 등 첨단 장비에 의한 정보 수집 능력이 과거와 달리 크게 향상돼 있어 교류를 해도 손해 볼 게 없다는 계산이다.

군사정보를 교환하자고 한·일 간의 공감대가 형성된 것도 한국의 정보 수집 장비와 능력이 일본에 이익이 될 수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일본은 북한의 동일 지점을 하루에도 여러 번 정찰할 수 있도록 10기의 첩보위성을 보유할 계획인데, 우리는 광학위성 2기와 레이더 위성 1기만을 보유하고 있어 위성의 정밀도와 수에서 열세다. 한국과 일본의 첩보위성을 모두 합치고 미국의 첩보위성 정보마저 가세하면 북한의 동태를 더욱 면밀히 감시할 수 있어 한·일 간 협력뿐만 아니라 한·미·일 간 협력이 요구되는 것이다.

2006년 일본 아오모리(靑森)현에 설치한 미국의 사드(THAAD)의 레이더 탐지에 의한 정보도 일본에 제공하는 것으로 정보 공유 합의가 돼 있듯이 한국은 일본에서 탐지한 사드 레이더 정보도 협의에 따라 제공 받게 될 것이다. 한국에 사드가 배치되면 레이더 정보를 일본도 협의에 따라 제공 받게 된다. 이지스함에 의한 정보 공유도 마찬가지다. 한국의 세종대왕함을 비롯한 3척의 이지스함을 통해 수집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정보는 8척 체제의 일본 이지스함의 정보와 요코스카(橫須賀)에 증강 배치되는 11척의 미국 이지스함 정보를 합치게 돼 총 22척의 이지스함 정보로 북한에 대처하게 되니 훨씬 면밀한 정보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요격할 수 있게 된다.

잠수함을 찾는 대잠초계기의 한·일 간 격차도 크다. 한국은 16기의 대잠초계기를 운용하고 있지만, 일본은 100여 기의 대잠초계기를 운용하고 있고 지금은 항속거리 9600㎞의 대잠초계기 P-1을 자체 생산할 정도로 북한 잠수함 동태를 파악하는 데 훨씬 우수한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한·일 간의 군사정보 공유가 더욱더 절실해진 것은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탄(SLBM)이다. 함경남도 신포 앞바다에서 SLBM을 해수면 위로 쏘아 올리는 실험을 계속하고 있는 북한은 머지않은 시기에 전력화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의 잠수함이 부두에 정박해 있는지 아니면 물속으로 사라져 어느 위치에 숨어 있는지를 일본의 인공위성과 잠수함 추적 정보를 공유한다면 한국의 안보 대처 능력은 더욱더 향상될 것이다.

국내적으로는 최순실 사태로 인해 연말로 예정된 한·중·일 도쿄 정상회담도 불투명한 상태다. 하지만 북핵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일본과의 군사 정보 공유는 국내 문제 및 과거사 문제와는 별도로 국가안보 차원에서 다뤄야 한다.

[ 문화닷컴 바로가기 | 소설 서유기 | 모바일 웹 ]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주요 신문 사설>(31일 석간)

▲ 문화일보 = 뒤늦은 최순실 수사…檢, ‘대통령 연루’ 투명하게 밝혀야

與, 거국내각 추진하려면 ‘집권당 지위’ 포기부터 하라

차제에 靑비서실 확 줄여 ‘정부 屋上屋’ 구조 해체해야

▲ 내일신문 = 법 위에 군림한 대통령의 비극

▲ 헤럴드경제 = 정치적 유불리 따져 말바꾸는 야당 믿을 수 있나

3사 유지 조선산업, 앞으로 중요한 건 차질없는 진행

(서울=연합뉴스)

전남농협, 광양초서 '스쿨 팜' 벼 수확 체험행사

본문 이미지 영역

농협 전남지역본부는 최근 광양제철초등학교 농업체험장에서 교직원과 학생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스쿨 팜 벼 수확 체험 행사를 실시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날 행사는 벼 베기와 전통 홀태를 이용한 탈곡체험, 떡메치기를 비롯해도자기만들기, 천연염색체험 등이 진행됐다.
농업체험장(스쿨팜) 조성사업은 초등학교 내에 벼와 텃밭을 조성해 학생들이 제철 농산물을 직접 심고 기르며 모내기와 벼 수확체험을 할 수 있는‘학교 안의 작은 농장’으로 운영비 전액을 전남농협이 지원한다.
실시간 재테크 경제뉴스│창업정보의 모든 것
광주=이재호 기자

[김서령의 길 위의 이야기] 잠자는 방

여섯 살 때 새로 이사를 한 집은 방이 세 개였다. 우리 가족은 딸 셋이었으니 모두 다섯이었지만 방은 한 개만 썼다. 방 하나에는 부엌을 덧지어 신혼부부에게 세를 놓았고 마지막 방 하나도 세를 놓기 위해 전봇대에 벽보를 붙였다. “잠자는 방 있음” 그러면 멀건 총각들이 방을 보러 왔다. 모두 사택 바로 앞 제철소에서 일을 하던 총각들이었다. 그들은 정말 그 방에서 잠만 잤다. 밥은 공장 식당에서 먹었고 우리 아빠처럼 3교대 근무를 했다. 그림을 그리던 총각도 있었다. 퇴근을 하면 방에 웅크리고 앉아 그림을 그렸는데 여섯 살 내가 하도 궁금해 방문을 슬그머니 열면 조그맣고 어두운 방에서 화들짝 풍기던 유채물감의 기름 냄새. “엄마, 아저씨는 잠 안 자고 그림 그리는데.” 그것도 고자질이라고 나는 엄마에게 종알거렸다. 잠자는 방인데 잠은 안 자고 말이야.

아빠와 교대 시간이 달랐으니 나는 아무 때나 떠들 수 없었다. 아빠가 야근을 하고 돌아온 낮이거나 총각이 야근을 한 날, 또 사랑채 아저씨가 야근을 한 날이라면 나는 입도 뻥긋 못하고 까치발을 들고 다녀야 했다. 잠자는 방 총각들은 공장에서 간식으로 내어 준 컵라면을 자전거 뒷자리에 고무줄로 돌돌 묶어서 가져오기도 했다. 그런 날이면 마당 평상에 앉아 어린 나와 함께 나눠 먹었다. 그들은 결혼을 해서야 그 방을 떠났다. 추석이 되면 과자와 사탕이 잔뜩 든 종합선물세트를 들고 놀러 와 엄마에게 그동안 얻어먹은 고구마와 옥수수 값을 치렀다. 총각들도 이제는 환갑이 다 넘었겠다. 그들도 그립네. 특히 그 그림 그리던 총각 아저씨.

소설가

[아직 모르시나요? 반칙없는 뉴스 바로가기] [한국일보 페이스북] [꿀잼 동영상]
[ⓒ 한국일보(hankookilbo.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TOPIC] 자동차보험 툭하면 가입거절 손보사-‘공동인수(손보사가 함께 인수하는 것)’ 남발…소비자만 할증 덤터기

자동차보험 손해율 증가를 명분으로 손보사들의 인수 거절이 갈수록 늘고 있다.

# 폭스바겐 골프 차주 A씨(33)는 최근 보험설계사를 통해 자동차보험 갱신을 문의한 뒤 받은 견적서를 보고 당혹스러웠다. 지난해 120만원가량 보험료를 냈지만 올해는 공동인수 보험으로 분류되면서 최저 견적이 170만원으로 뛰어올랐기 때문이다. 2014년 3월 차를 구입한 뒤 지난여름 처음 주행 중 접촉사고를 낸 게 화근이었다. 본인 차량 자차에 대인과 대물 모두 접수되는 바람에 보험료 산정에 활용되는 등급이 한 번에 2단계나 하락했다. 결국 A씨는 울며 겨자 먹기로 ‘공동인수’ 보험에 가입해야만 했다. 공동인수란 시장점유율을 고려해 이 같은 불량 물건을 여러 손보사가 공동으로 인수하는 제도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악화되면서 A씨처럼 사고를 낸 적 있는 운전자의 보험 가입이 갈수록 까다로워지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사고 이력이 있는 운전자의 자동차보험 가입 거절이 잦아지고 있다. 정확히 구분하자면 사고 이력이 있는 운전자의 의무보험과 임의보험을 개별 보험사가 단독으로 인수하는 것을 거부하고, 이를 여러 보험사가 나눠 부담하는 공동인수 형태가 늘고 있다. 잦은 사고를 낸 일부 운전자의 임의보험(자차·자손)은 공동인수 형태로도 가입이 안되는 사례가 적잖다.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상 의무보험에 해당하는 대인과 대물보상은 보험 가입자가 의무적으로 들어야 한다. 최초 보험계약의 청약을 받은 보험사도 이를 거절할 수 없다. 반면 자차와 자손 등 임의보험은 운전자의 가입이나 보험회사 계약인수 여부를 각자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

물론 자동차보험 가입 거절이 근래 갑자기 나타난 현상은 아니다. 과거에도 사고가 잦은 악성 운전자는 가입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손해율 악화를 명분으로 가벼운 사고 1~2번만 나도 자동차보험 갱신 인수 심사가 여간 까다롭지 않다.

▶사고 1~2건만 나도 거절

재가입 시 보험료 50% 할증

보험사 거절 사유도 제각각

실제 주요 4개 대형 손보사의 가입 거절(공동인수) 건수는 증가 추세가 확연하다. 이 수치는 2011년부터 내리막길을 걷다 2013년을 기점으로 최근 2년 동안 큰 폭 증가 추세다.

금융감독원이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국회 정무위원회)에게 제출한 차보험 인수 현황을 보면, KB손해보험의 가입 거절 건수가 1736건(2013년)에서 1만6341건(2015년)으로 가장 큰 폭(9.41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2위는 업계 1위 삼성화재(7.59배)였고, 현대해상(5.64배), 동부화재(4.11배) 등 빅3 손보사가 뒤를 이었다.

대형사들의 자동차보험 가입 거절이 급증한 것은 표면적으론 만성 적자를 보고 있는 자동차보험 손해율(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 보험금) 때문이다. 올 상반기 기준 4대 대형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1%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중소형사 손해율은 여전히 90%대를 웃돈다.

손해율은 자동차 보험료로 거둬들인 돈 가운데 사고 보험금으로 지급된 돈의 비율로, 수치가 높을수록 보험사는 손해다. 업계에서는 적정 손해율을 78% 안팎 수준으로 본다. 손해율 수치만 놓고 보면 자동차보험을 팔아 돈을 번 보험사가 거의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자동차 부문 영업이익은 적자라고 해도 손보사들은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 2조275억원을 기록하는 등 정작 전체 순익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3528억원(21.1%) 늘었다.

그럼에도 주요 손보사들은 손해율을 핑계로 앞다퉈 자동차보험 인수 심사를 까다롭게 하고 있다.

KB손보는 인수 제한 기준에 ‘3년간 1회 이상 사고건 중 회사가 선정한 고위험 차량’도 포함했다. 사실상 3년 동안 사고가 1번만 나도 가입이 안될 수 있다는 의미다. 현대해상은 ‘3년간 사고 3회 이상 차량’, 삼성화재와 동부화재는 ‘3년 4회 이상 사고 차량’ 등을 인수 제한에 포함했다. 사고 내역 이외에도 보험금 규모, 중과실, 차량 연식, 수입차 여부 등도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겉으론 3년 단위로 평가한다고는 해도 실제 가입 심사 때는 직전 1년간의 기록을 핑계로 보험 가입을 거절하는 경우도 적잖다. 특히 국산차보다 손해율이 월등히 높은 수입차 운전자에 대한 가입 거절 사례가 유독 잦다.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특히 사고 이후 보험사를 바꿔 새로 자동차보험에 들 경우 보다 엄격한 언더라이팅(인수심사) 요건을 적용한다. 차량 운행 시간이 긴 영업용 운전자, 소형차보다 사고 피해 정도가 큰 대형차·수입차 운전자는 심사가 더욱 까다롭다”고 털어놨다.

가입 거절된 차량은 ‘기피 계약’으로 분류돼 공동인수 물건으로 넘어가는데, 이 경우 기본 보험료가 많게는 50%까지도 할증된다. 금융감독원이 접수한 자동차보험 민원 중 ‘계약의 성립·해지’와 관련한 민원 건수가 2013년 260건에서 2014년 394건, 2015년 796건으로 2년 새 3배 늘어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애꿎은 소비자만 뺑뺑이 돌듯 보험사를 전전하다 크게 오른 보험료를 물어야 하는 등 불편이 가중된다는 점이다.

당국도 공동인수 보험의 문제점을 알고 있지만 직접 개입하기는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자동차보험이 갖는 사회보장적 성격을 감안하면 임의보험 거절은 결국 보험사의 경영 난맥상을 소비자에게 떠넘기는 것이라는 지적이 비등하지만, 이를 강제할 법적 수단이 현재로서는 전혀 없다. 지난 4월 금감원은 자동차보험 관련 불합리한 관행 중 하나로 공동인수제를 꼽으며 공동인수 계약의 보험료 산출 방식을 종목별·담보별로 세분화하고 표준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보험감독국 관계자는 “보험협회 차원에서도 공동인수에 관한 공통된 가이드라인이 없어 개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특히 임의보험은 사적 계약에 해당돼 공권력이 강제할 영역은 아니지만 계약 과정에서 소비자에게 불합리한 점이 없었는지 지속적으로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공동인수의 부작용을 그나마 줄일 한 가지 대안으로 ‘계약포스팅제도’가 있긴 하다. 이는 공동인수로 넘어가기 전 보험 계약자가 보험개발원이 운영하는 관련 시스템에 단독인수 거부 계약건을 올려놓으면 공동인수 보험료보다 낮은 수준의 보험료를 제시한 보험사 중 가장 저렴한 곳에 우선권을 주는 제도다. 이 제도로 계약 인수 보험사가 결정되면 의무계약까지 함께 넘어간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공동인수로 넘어가기 전 한 번 더 구제 기회를 얻는 셈이다. 그러나 이런 내용을 알고 활용하는 소비자도 거의 없을 뿐더러 이 계약을 덥석 물겠다는 보험사도 찾아보기 힘들어 사실상 시행되지 않고 있다.

계약포스팅도 안 됐는데 죽어도 공동인수가 싫다면 방법은 딱 하나뿐이다. 사고 이력이 거의 없는 운전자와 공동명의로 보험에 드는 일종의 편법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마저도 절차가 번거롭다. 배우자와 공동명의로 들려고 해도 관할구청이나 이전등록사업소로 가 일정 비용을 치러 명의변경 절차를 밟아야 한다. 공동명의 이전 없이 단순히 배우자 등 다른 운전자를 피보험자로 가입하면 보상이 안 되기 때문이다.

“보험사가 자의적으로 보험 가입을 거부하면서 운전자 피해만 가중되고 있다. 기존 보험사에서 인수를 거부당하면 예외없이 공동인수로 넘어가는 불합리한 관행은 보험사 간 담합 의혹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 불량 물건이라고 무조건 거절만 할 게 아니라 정상적인 보험료 납입으로 힘들다면 적정 위험률을 고려한 정교한 수준의 할증을 해서라도 고객을 받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이다.

[배준희 기자 [email protected]]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880호 (2016.10.26~11.1일자) 기사입니다]

[매일경제 공식 페이스북] [오늘의 인기뉴스] [매경 프리미엄]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아시아블로그]당신은 親朴입니까?

오상도 정치경제부 차장어느 평화로운 휴일 오전 느닷없이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불만에 가득찬 목소리였다. “도대체 취재를 어떻게 하셨느냐, 팩트(사실)가 틀렸다”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여당인 새누리당의 한 재선의원이었다. 전날 작성한 기사가 문제였다. 도대체 어떤 ‘팩트’가 틀렸는지 궁금해졌다.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마음을 가라앉혔다.

대화는 이렇게 요약됐다. “(나는) 강성 친박(친박근혜)이 아니다”라는 반박이었다. “친박은 맞지만 강성이란 표현이 틀렸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소신의 정치를 해왔고, 이렇게 언급된 것 자체가 불편하다”는 얘기였다.

여당의 국정감사 보이콧이 논란이 되면서 강경 친박이 여론의 뭇매를 맞던 때였다. 그는 홀로 국감 복귀를 선언한 같은 당 김영우 국방위원장을 향해 “자기 존재감을 (키우기) 위해 일탈을 했다”며 징계를 주장한 대표적 인사였다. 일부 언론은 그를 가리켜 행동대원으로 묘사했고, ‘강경 3인방’에 꼽았다. 박근혜 대통령의 멘토그룹인 7인회 멤버의 보좌진으로 정계에 입문한 만큼 당연한 결과였다.

그의 이름 석자를 아예 기사에서 빼기로 했다. 소모전을 벌이는 시간이 아깝기도 했지만, 불과 6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대선정국이 문득 떠올랐기 때문이다. 여당의 대선후보가 결정되고 무게중심이 이동하면 그는 ‘친박’이란 꼬리표까지 부담스워러할 모양새였다.

채 한 달이 지나지 않은 요즘, 우려는 곳곳에서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박 대통령의 비선 실세인 최순실씨가 연일 회자되고, 최씨와 관련된 의혹이 꼬리를 물면서 ‘특별검사제 정국’이 도래한 탓이다. 친박은 벌써부터 몸을 사리고 있다. 자칫 ‘최순실 게이트’란 회오리에 휩쓸려 정치 인생에 종지부를 찍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작용한 듯 보인다.

분노한 청년들의 시국선언이 곳곳에서 쏟아지면서 회오리는 거대한 태풍으로 변모했다. “대통령 퇴진이 진정한 사과”라거나 “뭘 해도 최순실이 시킨 걸로 보인다”며 하야나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도 열리고 있다. 국민들의 허탈감은 극에 이르렀다.

함께 정권을 창출하고 여당을 이끌어온 친박을 생각하면, 성토의 대상이 된 박 대통령이 안쓰러울 정도다. 60명 넘는 친박 현역의원 가운데 누구 하나 대신 나서 책임감 있게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2명의 대통령을 모셨다”며 국민의 분노가 팽배해 있지만, 박근혜정부와 공동 운명체인 친박은 침묵하면 안 된다. 인적 쇄신이든, 국정 조사든 고언을 아끼지 말아야 할 때다. 한 여당 의원이 국무위원과 청와대 비서진을 향해 퍼부은 날선 질의가 떠오른다. “우리가 이 정권을 탄생시켰으니, 역사적 책임이 있다. ‘이제 대통령과 협력하지 못할 때가 왔다’는 충언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다시 되묻고 싶다. “당신은 친박입니까.”

오상도 정경부 차장sdoh@

▶ 최강의 재미 [아시아경제 카드뉴스]
▶ 맛있는 레시피 ▶ 양낙규의 [군사이야기]

<ⓒ

[한상만의 ‘고전에서 배우는 경영 인사이트’] 연목구어(緣木求魚)의 리더십…큰 꿈 대신 핵심역량을 살려야 혁신 성공

요즘 나라가 온통 대통령과 측근 실세에 대한 이야기로 모든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 같다. 나라를 이끄는 대통령이 한갓 가십의 대상이 된 지금 우리나라를 위대한 나라로 만들겠다고 아무리 외친들 누가 그 말을 듣고 희망을 가질 것이며 대한민국의 미래가 밝다고 생각하겠는가? 한 나라를 이끌어가는 왕이 스스로 아무리 큰 꿈을 갖고 있어도 왕도정치의 근본으로 돌아가지 못하면 한갓 헛된 욕심에 불과하다.

2500년 전에도 왕들은 다들 그런 헛된 큰 꿈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런 헛된 꿈을 갖고 있던 제선왕에게 맹자는 연목구어(緣木求魚)라고 가르친다. 연목구어는 나무에 올라가서 물고기를 구하는 것을 일컫는 말로 맹자가 제선왕의 헛된 욕심을 빗대어서 한 말이다.

然則(연즉) 王之所大欲(왕지소대욕)을 可知已(가지이)니 欲辟土地(욕벽토지)하며 朝秦楚(조진초)하여 莅中國而撫四夷也(이중국이무사이야)로소이다. 以若所爲(이약소위)로 求若所欲(구약소욕)이면 猶緣木而求魚也(유연목이구어야)니이다. (양혜왕 편 제7장)

“그렇다면 왕이 크게 하고자 하는 것을 알 수 있겠습니다. 나라 땅을 넓혀 진나라와 초나라에 조회를 받고 중국에 군림하여 사방의 오랑캐들을 어루만지고자 하시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소행으로 이와 같은 욕심을 추구한다면 나무에 올라가서 물고기를 구하는 것과 같습니다.” (양혜왕 편 제7장)

경영의 대원칙은 근본으로 돌아가는 것

▶기본 지킨 레고는 제2전성기 맞아

맹자 양혜왕 편 7장에 맹자와 제선왕 간의 대화가 소개된다.

맹자는 제선왕에게 왕이 바라는 바가 무엇인지를 물어봤다. 그러나 제선왕은 웃기만 할 뿐 아무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러자 맹자는 왕이 원하는 것이 더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인지, 혹은 더 좋은 옷을 입는 것인지, 혹은 더 좋은 음악과 그림을 듣고 보는 것인지, 혹은 더 많은 궁녀와 시녀를 곁에 두는 것인지를 물었다.

그러자 제선왕은 자신의 꿈은 그런 것들보다 훨씬 더 크다고 답했다. 그제서야 맹자는 위 본문에 나와 있듯 제선왕의 바라는 바가 무엇인지를 알겠다면서 제선왕의 마음을 읽어낸다. 결국 제선왕이 갖고 있는 꿈은 나라의 땅을 넓혀 진나라와 초나라의 조공을 받고 중국의 한가운데를 차지해 사방의 나라를 다스리는 것이었다. 맹자는 이런 제선왕의 꿈이 연목구어, 즉 나무에 올라가서 물고기를 구함과 같다고 아주 심하게 꾸짖는다.

아마도 기업을 이끌어가는 대부분의 경영자는 제선왕과 같은 꿈을 갖고 있을 것이다. 사업을 하는 기업 경영자들 말을 들어보면 본인이 바라는 점은 좋은 집에 살고 좋은 차를 타고 좋은 여행을 다니는 것과 같은 작은 게 아니라 더 큰 기업을 만들어 큰 경영을 하고자 하는 큰 꿈이라고 말한다. 경영자들은 자신이 그런 큰 꿈을 갖고 있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이다. 적어도 내가 만나본 경영자들은 그런 꿈을 숨기지 않았다. 오히려 좋은 옷과 좋은 차와 좋은 음식을 대단치 않게 여기는 것을 자랑으로 말하곤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맹자의 눈에는 이런 큰 꿈을 꾸는 제선왕과 같은 지도자가 연목구어를 하고 있는 사람으로 보이는 것은 어째서인가?

맹자의 가르침은 좋은 옷을 입고 좋은 집에 살기를 원하는 것과 더 큰 나라를 일궈내고 다른 나라를 뛰어넘고자 하는 것이 결국 모두 욕심이라는 것이다. 큰 나라를 만들어 이웃나라의 조공을 받고자 하는 것이 큰 욕심이라면, 좋은 옷과 좋은 집과 좋은 음식은 작은 욕심일 뿐 결국 욕심이기는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나라의 경영자가 나라 경영의 근본을 고민하고 백성들이 걱정없이 살게 해준다면 세상의 많은 백성이 모여들어 자연스럽게 큰 나라가 이뤄지는 것인데 무조건 더 부강한 나라, 더 큰 나라를 만들겠다고 하면 이는 연목구어와 같은 헛된 욕심이라는 의미다.

맹자는 같은 장에서 제선왕이 어떻게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맹자는 작은 것은 본래 큰 것에 대적할 수가 없고, 적은 것은 본래 많은 것에 대적할 수가 없으며, 약한 것은 본래 강한 것에 대적할 수가 없다고 가르친다. 그러므로 맹자는 그 근본으로 돌아가라고 제선왕에게 말한다.

‘반기본(反基本)’, 즉 ‘그 근본으로 돌아가라’는 맹자의 말씀을 경영자는 마음속에 새기고 간직해야 할 것이다. 근본으로 돌아가는 게 큰 경영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기업의 근본은 고객이고 기업의 근본적인 활동은 고객에게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창출하고 그 창출된 가치를 어떻게 혁신할 것인지 항상 고민하고 그 가치 창출의 프로세스를 혁신하는 기업만이 결과적으로 큰 기업을 일구고 큰 경영을 하는 것이지 근본 없이 그런 욕심을 갖는 것은 연목구어일 뿐이다.

고객을 위한 가치 창출의 반기본의 정신을 통해서 위기를 극복한 기업으로 레고(LEGO)를 꼽을 수 있다.

어린이들의 꿈으로서 승승장구할 것만 같았던 레고는 특허출원 후 40년 만인 1998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한다. 1994년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이 등장하면서 비디오 게임이 아이들의 삶 속에 파고든 지 꼭 4년 만의 일이다. 2004년까지도 적자가 이어졌다. 가장 힘든 시기는 2003년으로, 총부채가 8200억원에 달하고 M&A 대상으로 지목되며 사면초가의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또한 비디오 게임의 등장으로 인해 디지털 시대에 발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비등했다. 디지털 시대의 도래는 아날로그 장난감 레고에 치명적인 위기였다.

레고는 가장 중요한 위기 극복책은 바로 ‘반기본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레고는 디지털 시대로의 변화를 적극 수용하면서도 자신들의 핵심 요소는 조립식 장난감 사업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근본을 버린 혁신’은 성공하기 어렵다는 경영의 기본을 깨달은 것. 결국 레고의 모든 전략은 레고의 핵심 역량인 조립식 블록 장난감 ‘레고’를 잘 팔리게 하는 데 맞춰졌다. 이런 변화 아래 레고는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고 다시 ‘레고다운’ 모습을 되찾기 시작했다.

레고는 근본에 집중하면서 디지털 시대의 혁신을 이뤄내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그것은 애초 아이들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조립식 나무 블록을 만들었던 작은 마을 덴마크 목수의 순수한 마음이다. 이야말로 맹자가 말한 ‘반기본을 지킴으로써 경영의 대원칙인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 단순함으로 레고는 다시 일어났다.

한상만의 ‘고전에서 배우는 경영 인사이트’는 이번 호를 끝으로 연재를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한상만 성균관대 경영대학장 경영전문대학원장]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880호 (2016.10.26~11.1일자) 기사입니다]

[매일경제 공식 페이스북] [오늘의 인기뉴스] [매경 프리미엄]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주요 신문 사설>(31일 조간)

▲ 경향신문 = 박 대통령에게- 국정에서 손을 떼라

최순실 돌연 귀국 등 행동통일, 조직적 은폐의 사령탑 있나

범죄혐의 청와대, 무슨 명분으로도 압수수색 거부할 수 없다

▲ 동아일보 = ‘거국내각’ 제안 새누리당, 대통령 절연하고 살길 찾나

최순실 귀국 바라만 본 검찰, 비리은폐 기회 준 건가

5번째 민정수석도 검사 출신…박 대통령은 검찰 놓아줘야

▲ 서울신문 = 최순실 귀국, ‘정치 검찰’ 오명 벗을 마지막 기회다

비리 핵심 수석 교체, 후속 쇄신책도 서둘러야

靑, 증거자료 임의제출로 수사신뢰 얻겠나

▲ 세계일보 = 우병우ㆍ안종범ㆍ’문고리 3인방’ 수사에 성패 달렸다

새 총리 중심의 리더십으로 비상 시국 수습해야

국정 공백 없도록 안보ㆍ경제 관료들이 제 역할 할 때

▲ 조선일보 = 심상찮은 시위, 거국내각 조속히 전면에 나서야

靑 새 수석들 內侍 아닌 국민 공복 돼달라

‘최순실로 꼬리 자르기’ 시나리오 있다면 폐기하라

▲ 중앙일보 = 우병우ㆍ안종범과 문고리 3인방 당장 수사하라

최순실 기획 입국 논란…철저한 수사로 의혹 없애야

분노는 컸지만 이성적이었던 시민들의 촛불집회

▲ 한겨레 = 최순실 수사, ‘보이지 않는 손’의 짜맞추기 아닌가

전국 휩쓰는 성난 ‘촛불’, 꼼수로 끌 수 없다

이번엔 특혜 대출…끝없는 ‘최순실 의혹’

▲ 한국일보 = 박 대통령, 즉각 거국중립 내각 구성에 나서라

성난 민심 안중에도 없는 청와대의 압수수색 거부

검찰, 성역 없는 수사에 적극적 의지 보여야

▲ 매일경제 = 국정 마비 상황 최선의 해법은 책임총리다

강골검사 최재경 새 민정수석의 막중한 임무

뒷전으로 밀린 400조 예산심의 국회 할 일은 해라

▲ 서울경제 = 거국중립내각보다 책임총리제가 현실적이다

국민 납득 위해서도 靑의 검찰수사 협조는 당연

11ㆍ3 부동산 대책, DTIㆍLTV 정상화 빠져선 안돼

▲ 파이낸셜뉴스 = 남은 16개월을 흐지부지 보낼 순 없다

‘최순실 예산’ 국회 책임은 없을까

▲ 한국경제 = 채권금리 상승, 큰 경기흐름이 바뀌고 있다는 징조인가

최순실 의혹, 오로지 事實이 말하도록 해야 한다

이 판국에 또 기업에서 돈 걷어 ‘기금’ 만들자는 국회

▲ 디지털타임스 = 국정 혁신돼야 경제도 산다

▲ 전자신문 = 퀄컴의 NXP 인수에서 엿보이는 것

정보통신공사 분리발주, 법 취지 살리자

▲ 아시아투데이 = 黃 총리에 힘을 실어줘

난국을 수습해야 한다

▲ 매일일보 = 여야 정치 셈법 접고 ‘최순실 특검’ 서둘러야

인적쇄신 타이밍 놓치면 국정수습 어렵다

▲ 이데일리 = 귀국한 최순실 의혹 제대로 밝혀야

한ㆍ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왜 서두르나

▲ 신아일보 = 국정 공백 속 공직사회 흔들리면 안돼

▲ 건설경제 = 표류하는 국정 정상화 노력 집중해야

(서울=연합뉴스)